DC 수퍼히어로즈 - 76023 레고® 배트맨™ 텀블러
DC Super Heroes - 76023 The Tumbler
레고는 1932년 창업한 이래로 블록식 조립 완구업계를 선도하며, 세계에서 브랜드 인지도 역시 항상 10위권 이내를 유지하고 있는 거대 완구기업입니다. 아기자기한 마을, 판타지, 오래된 성에서부터 영화 속 멋진 캐릭터들, 섬세한 기계, 그리고 최첨단 로봇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결합해서 여러 가지 모형들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모델은 미국의 양대 만화 제작사 중 하나인 DC의 수퍼히어로 캐릭터들 중 주연급이라 할 수 있는 '배트맨' 을 소재로 한 제품입니다. 배트맨이야 워낙에나 영화와 코믹스, 애니메이션 및 게임으로 유명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수퍼맨이나 어벤져스와 같은 화려한 원색 계통의 다소 유치해보이는 컬러와 달리 주인공에게 검정색 계통의 무채색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다소 무거워 보이기도 하고 카리스마를 느끼는 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팀 버튼 감독이 독특하게 해석했던 기존의 SF적인 배트맨 1편과 2편, 그리고 여기에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망작으로 평가받았던 조엘 슈마허 감독의 3편과 4편의 느낌을 벗어나고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현실적인 컨셉을 대거 도입한 덕분인지 배트맨 1편부터 4편까지와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의 느낌은 사뭇 다른것이 사실입니다.
배트모빌들 역시 세월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매니아층이 두터운 배트맨답게 촌스러운 올드 버전이나 SF적인 초창기 영화버전, 그리고 밀리터리의 느낌을 풍기는 다크나이트 버전까지 다양한 배트모빌들이 등장했고 각각의 모빌들도 모두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요. 2014년 샌디애고 코믹콘에서는 한정 제품으로 초창기 배트모빌을 제품화한 한정판 미니 제품도 판매했고 합니다.
하지만 역시 지나치게 앞서나간 기존 영화판들의 다소 '장난감스러운' 디자인보다는 설정 자체가 '군수품' 으로 제작된 텀블러가 주는 강인함과 투박함이 주는 매력은 무시할 수 없지요. 그리고 '색놀이'를 노린 듯한 설정의, '다크나이트 라이즈' 에서 등장한 사막 위장도색의 카모텀블러가 베인의 졸개 일당에 의해 운용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배트맨 트릴로지에서 '텀블러' 차량은 웬만한 조연급 캐릭터보다 더 많이 등장하는 중요 아이템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레고 이야기로 돌아가, 레고에서 배트맨 시리즈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2006년으로 올라갑니다. 참고로 2005년이 크리스토퍼 놀란에 의해 리부트된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첫 번째 작품, '배트맨 비긴즈' 가 상영된 시기인데요. 아마도 이 전의 영화인 '배트맨과 로빈' 이 워낙 대차게 말아먹어서 레고사에서도 '배트맨 비긴즈' 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은 것인지, 이 당시의 제품군들은 전반적으로 구 버전의 영화를 모티브로 삼은 작은 제품이 많았고, 심지어 국내에는 출시조차 하지 않았던 제품도 많습니다.
7779 배트맨 드랙스터(2006년)7782 조커와 배트윙(2007년)7787 배트 탱크와 리들러(2007년)
물론 나름대로 UCS 컨셉을 표방하며 'Ultimate Collectors Edition' 이라는 애매한 타이틀을 달고 팀 버튼의 '배트맨 1편'을 모티브로 한 배트모빌 제품도 출시했으며 놀란 감독의 2편, '다크나이트' 가 개봉하던 해에는 텀블러를 제품화하기도 하지만 '배트맨' 과 'UCS급' 모두를 만족할만한 제품의 등장은 요원해 보였지요.
물론 나름대로 UCS 컨셉을 표방하며 'Ultimate Collectors Edition' 이라는 애매한 타이틀을 달고, 2004년판 만화에서 등장했던 배트모빌을 모티브로 한 제품도 출시했으며 놀란 감독의 2편, '다크나이트' 가 개봉하던 해에는 텀블러를 제품화하기도 하지만 '배트맨' 과 'UCS급' 모두를 만족할만한 제품의 등장은 요원해 보였지요.
* 자료 조사 과정에서 '7784 제품'을 팀 버튼의 '배트맨 1편'을 모티브로 변형한 배트모빌로 언급해서 다소 혼란을 드렸습니다. 영화 1편의 배트모빌과의 유사점도 있지만 바퀴의 박쥐로고나 전면부의 박쥐얼굴, 꼬리날개 등을 볼 때 2004년의 만화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은것으로 보입니다.
7888 텀블러(2008년)7784 배트차(스페셜 에디션)(2006년)
하지만 이후 4년여간 배트맨 시리즈는 종적을 감추고 일부 제품들만 피겨 때문에 간간히 유통되며 많은 이들을 애태우다 2012년부터 'Super Heroes' 라는 새로운 제품군에 편입되며 다시 빛을 보게 됩니다.
참고로 Super heroes 제품군은 단일 작품을 컨셉으로 한 기존 콜라보레이션 시리즈와 달리, 'DC 코믹스' 와 '마블 코믹스' 의 제품들을 아우르는 총칭인데요. 이는 이미 코믹스 판권을 가진 DC 와 마블이 자사의 캐릭터들을 단품으로 파는 것 보다 묶어서 한 세계관에 함께 등장시키는 형태가 제품화 및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 판단한 이유로, 이 덕분에 DC 유니버스의 코믹스에서는 수퍼맨과 배트맨이 싸우기도 하고, 마블 유니버스에서는 자사의 영웅들이 한 뜻으로 뭉친 집단인 '어벤져스' 라는 타이틀을 통해 각자 혹은 함께 영상물에 등장하며 모두의 지갑을 털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해 마지 않았던 텀블러와 더 배트가 격돌하는 장면을 연출한 제품은 기존 텀블러보다 퇴보한 디자인과 부실한 조립으로 많은 이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2012년에 개봉한 트릴로지 3부작의 마지막, '다크나이트 라이즈' 의 장면을 재현한 76001 제품은 영화 속에서 인상깊었던 더 배트와 텀블러가 함께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기체의 완성도 때문에 국내외의 많은 배트맨 매니아들에게 혹평을 받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레고는 이런 제품을 출시해서 앞으로 욕을 퍼 먹으면서도 뒤로는 칼을 갈고 있었으니......
76023 텀블러의 박스 전면입니다. 우측 상단에는 EXCLUSIVE 한 수트를 입고 배트부매랑을 던지려는 배트맨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상단에는 변화된 DC COMICS 의 로고와 함께 수퍼히어로즈의 로고가 강렬한 느낌을 주는군요. 언뜻 봐서는 크기에 대한 감이 쉽사리 오지 않는, 박력 넘치는 텀블러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측 하단으로는 이 제품에서만 볼 수 있는 스페셜 디자인의 EXCLUSIVE 미니피겨 타이틀을 단, 다크나이트 버전의 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버전) 과 조커(히스레저 버전) 피겨, 그리고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로고와 바뀐 DC 코믹스의 로고가 보입니다. 조립 권장 연령은 16세 이상이며, 박스 좌측 하단에는 차체의 실제 크기를 보여줍니다. 텀블러의 길이는 43.6cm, 높이는 15.1cm 입니다.
박스 뒷면의 모습입니다. 좀 더 낮은 각도에서 본 텀블러의 모습과 함께,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한 운전석의 계기판들의 모습과 새로이 만들어진 1:1 크기의 81.6mm 광폭 타이어, 부스터 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타이어의 각인은 다른 일반적인 대형 레고 타이어처럼 mm 단위로 지름과 폭, 즉 81.6 x 44 가 각인되어 있으며, 박스 뒷면에서는 타이어의 지름을 8.16cm 로 표기했습니다.) 또한 미니피겨 디스플레이 스탠드 겸 명판의 모습과 펄 골드 컬러 부품의 사용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스 상단은 배트맨과 조커, 앞바퀴로 쓰이는 광폭 타이어의 1:1 크기로 실제 제품크기를 짐작할 수 있으며, 하단에는 제품 정보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내부 구성품목입니다. 두 장의 스티커와 다섯 권의 인스트럭션, 뒷바퀴 타이어 4개와 앞바퀴 타이어 2개, 명판용으로 쓰이는 8x16 타일 1장과 번호가 매겨진 18개의 봉지가 제공됩니다.
배트맨은 수퍼맨과 함께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수퍼히어로이고, 조커는 배트맨 시리즈를 대표하는 악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검은색의 코스튬을 입고 등장하는 배트맨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보라색과 녹색, 흰색 조합의 비웃는 듯한 캐릭터 조커는 시각적으로나 정서적, 행동양상 등 모든 면에서 배트맨의 정 반대편에 선 인물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릴적 부모님이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한 덕분에 심리적인 불안정함을 내재하고 있는 배트맨과 가장 비슷한, 극도로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가진 조커야말로 배트맨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라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배트맨이 타는 차량' 이고, 베인 등 다른 악당도 많이 연관되어 있지만 텀블러 UCS의 배트맨 옆자리에 가장 어울릴 캐릭터는 조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배트맨은 1939년 만화에서 처음 등장한 수퍼히어로로, 외계인(수퍼맨) 이나 신(토르), 초능력자(엑스맨), 돌연변이(스파이더맨) 등의 현실을 초월하는 SF적 캐릭터가 아닌, 어벤져스의 토니스타크 - 아이언맨 처럼 초월적인 재력을 이용해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탄생한 수퍼히어로입니다.
능력중 가장 뛰어난 것은 뭐니뭐니해도 '돈' 인데요.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대표라는 직책 덕분에 막강한 재력으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 특수장비들을 사용해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은 초능력은 없지만 강인한 정신력과 사기급의 천재적 두뇌, 강인한 육체와 뛰어난 반사신경 등을 이용해 그 어떤 수퍼히어로에게도 뒤지지 않는 활약상을 보여줍니다. (이 남자, 다 가졌군요. 외모와 머리와 육체와 돈까지!)
사실 초창기에는 자사의 캐릭터인 수퍼맨과의 구분을 두기 위해 '평범한 인간' 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컨셉으로 접근한 것인데 의외로 이 컨셉이 잘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블 코믹스에선 이 컨셉을 따라 우주급 부자인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으로 분하게 됩니다.)
복장은 전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디자인을 따르고 있습니다. 사실 시커먼 옷에 근육 새기고 박쥐 로고만 붙여도 배트맨이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과거의 배트맨 영화 속 복장들이 근육의 굴곡을 살리는 형태로 타이즈와 비슷한 느낌이었다면, 다크나이트의 복장은 보다 디테일하고 세련된 장갑들이 복장에 부착된 형태로 묘사되어 예전의 복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제품 속 인형은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다크나이트 영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디자인된 프린팅으로, 특히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후편에서 등장하는 장갑이 부착된 수트가 아닌, '배트맨 비긴즈'에서 등장하는 고무성형 느낌의 수트를 모티브로 보다 고증에 철저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재현도 면에서는 박수를 쳐 주고 싶지만, 지갑은 찬바람이 훑고 지나가겠군요. 얼굴은 입모습이 다른 두 가지 표정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팀 버튼의 배트맨' 복장과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복장,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복장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가운데의 조엘 슈마허 버전의 배트맨은 웬지 조금 민망한 느낌입니다.
'다크나이트' 의 악당, 조커입니다. 역대 최악의 사이코패스이자 DC 코믹스 전체를 통틀어 최악의 악당으로 평가받는 광기어린 악당 캐릭터이지만, 한편으론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악당이기도 합니다.
만화 속에서는 '화학약품에 의해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지는 '화학약품에 의해 손상된 얼굴을 돌팔이 의사가 복원하면서 근육이 손상되었다' 라는 컨셉과 '칼에 입이 찢겨서 웃는 모양의 흉터가 생겼다' 는 설이 공존하지만 '다크나이트' 영화에서는 칼에 찢긴 것으로 컨셉이 잡히고 실제 조커 분장을 지우고 경찰로 분장한 채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입 뒤쪽으로 찢어진 흉터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양면인쇄된 얼굴은 미소짓는 모양으로 찢어진 흉터와 어설프게 분칠한 하얀 조커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고 눈 주변으로 번진 검은색 마스카라와 헝클어진 녹색 머리, 그리고 길게 늘어뜨린 보라색 코트와 안의 연두색 재킷 등,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를 아주 사실적으로 재현해 주었군요.
특히나, 이제까지의 레고 조커가 '잭 니콜슨' 버전을 컨셉으로 약간의 헤어스타일 변화만 있을 뿐 흰 색의 머리에 인쇄된 얼굴을 썻던 것과 달리, 살구색의 머리 부품에 살짝 지워진 듯하게 연한 흰색으로 분칠하고 찢어진 입의 '다크나이트 조커' 를 제대로 살린 첫 번째 조커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하겠습니다.
초록색 머리와 기괴하게 웃는 표정의 하얀 얼굴, 보라색 연미복으로 묘사되는 조커라는 캐릭터는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전까지 '배트맨 1편' 의'잭 니콜슨'이 보여준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고 완벽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히스 레저' 가 조커를 맡는다 했을 때 우려를 표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히스는 배트맨 코믹스들을 싸짊어지고 모텔에 틀어박혀 조커의 입장에서 일기를 쓰며 캐릭터에 몰입했고, 취조실에서 배트맨이 조커의 머리를 책상에 박는 장면에서는 극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크리스천 베일에게 자신의 머리를 진짜 세게 쳐박아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는군요.
이런 캐릭터에 대한 해석과 몰입된 연기 덕분에 히스의 조커는 잭의 조커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발하게 되었고, 그를 뇌리에 남는 또하나의 명배우로 남게 했습니다. 아쉽게도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 히스 레저의 빛나는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 아쉽군요.
배트맨과 조커를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스탠드부터 보겠습니다.(조립 순서상 스탠드는 맨 마지막에 조립되며 배트맨이 1번 봉지, 조커는 11번 봉지에 들어 있습니다. '배트맨으로 시작해서 조커로 끝내는' 순서입니다.)
명판은 대형 스티커로 마감되며, 텀블러는 자립이 가능한 바퀴형 차체이기 때문에 스탠드에 별도 결합 기능은 없습니다. 명판에는 텀블러의 제원이 간단히 소개되는군요. 실제 텀블러의 자세한 사양은 조립 완료 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인스트럭션의 매 페이지에는 '웨인 인더스트리' 의 로고가 새겨진 '기밀문서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당연히 웨인 컴퍼니에서 극비에 유출된 기밀문서이니 임의로 공개했다가는 웨인 그룹 소속 변호사들과 법정에서 만나 천문학적인 금액의 민사소송을 당할...... 일은 절대 없지만, 깨알같은 레고 디자이너팀의 위트에 웃음이 나는 부분이군요.
한편, 인스트럭션 앞의 4페이지나 차체 소개에 할당한 21108 고스트버스터즈 엑토-1 이나, 디자이너의 작업사진과 머스크사의 소개까지 실었던 10241 머스크 트리플-E 와 비교할 때, 무려 다섯권임에도 불구하고 배트맨이너 텀블러에 대한 조금의 언급도 없이 막바로 브릭 분해조립 카툰으로 시작하는 평범해보이는 인스트럭션의 구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차대의 조립은 테크닉 6x8 브릭을 이용해 시작합니다. 테크닉 대형 차량을 만들어 보신 분이라면 '뭐 이래' 라는생각을 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이 제품은 구동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납작하고 다양하게 각진 장갑들이 뒤덥힌 텀블러의 외형적 특성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제품입니다.
실제로 큰 어려움 없이 구동형으로 개조할 수 있는 일반적인 대형 테크닉 차량들과 달리, 구동을 시키려면 거의 새로 창작해야 할 정도로 프레임은 구동계 부품과 극악의 상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테크닉 핀을 많이 사용하고 플레이트로 추가 보강을 한 덕분에 기본적인 차대는 웬만한 충격은 너끈히 버티는 내구성을 보여줍니다.
텀블러는 2인승의 차량입니다. 바닥을 플레이트로 마감해 준 다음 의자의 아랫부분을 두 개 조립합니다. 배트맨의 자리에는 조종간이 추가되기 때문에 클립 부품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측면의 프레임을 대칭으로 조립해 베이스와 결합하고 조종간 모듈 및 뒷바퀴 모듈을 결합하기 위한 테크닉 빔을 끼워 줍니다. 모듈이 완성된 후 결합할 때 빔에 끼워진 회색 핀을 밀어넣어 견고한 결속이 이루어집니다.
차체 전면 중앙의, 아마도 서스펜션이나 조향계통의 묘사로 추정되는 금색 부품을 이용한 데코레이션을 해 준 뒤 뒷바퀴 모듈의 조립으로 넘어갑니다.
뒷바퀴쪽은 테크닉 기어 허브를 이용해 만들어집니다. 8110 유니목에서 처음 등장하고 9398 및 41999에서도 사용된 종감속 기어용 기어박스 모듈을 이용하지만 아쉽게도 고정용 프레임으로 기어박스 모듈을 묶는 구조 때문에 차동기어나 모터 등의 구동계 부품을 설치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텀블러의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뒷바퀴와 차체가 결합되는 부위의 견고성이 조금 우려되었는데 걱정과 달리 뒷바퀴 허브 부분에서 연장된 테크닉 브릭이 차체 중심부까지 관통하며 스터드 결합에 빔을 이용한 보강까지 이루어져 하중으로 인한 차체의 뒤틀림이나 뒷바퀴 뭉치의 분리에 대한 우려는 접어도 될 듯 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조종석의 모습입니다. 변속기 레버와 각종 액정 디스플레이 장치들을 묘사했군요. 언뜻 자동변속기처럼 보이지만 '배트맨 비긴즈' 에서 배트맨이 고든에게 텀블러를 맞기며 말한 대사로 보건데 텀블러는 '수동변속기 차량'입니다. 변속기가 수동 치고는 너무 세련된 느낌이군요.
변속기 모듈을 차체를 가로질러 설치된 뒷바퀴 모듈 위에 결합하고 빔에 설치된 핀을 이용해 결합해 줍니다. 배트맨의 자리에는 HUD 와 조종간이 추가 설치되며 주변으로도 상당히 많은 양의 LCD 모니터가 설치되는군요. 모니터 화면은 모두 스티커입니다.
조종석 시트는 목받침까지 추가되어 상당히 디테일합니다. 다만 지상고가 낮은 텀블러의 특성상 거의 각도가 뒤로 누운 듯한 모습이라서 장시간 탑승시 요통이 우려됩니다.
텀블러 조종석의 설정 이미지입니다.
목받침이 있는 뒤로 누운 시트와 앞부분으로 튀어나온 조종간 모듈, 모듈 전면으로 돌출된 두 개의 조이스틱과 중앙에 설치된 HUD 디스플레이 장치 등의 모습이 레고다운 느낌으로 잘 재현되었군요.
참고로 이 메인 조종석은 설정상으로는 무기 정밀조준 모드, 점프 모드 또는 탈출 모드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변형되는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제품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설정상으로 텀블러에 배트포드가 내장된 모습과 사출되는 원리입니다. 영화가 등장하기 전, 공개된 배트포드의 이미지를 보고 '앞바퀴가 텀블러와 같은데, 텀블러가 자폭하고 배트포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과 '남는 바퀴 부품으로 별도로 만든 바이크일 것이다' 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결국 영화 속에서 텀블러가 동작 불능에 빠지자 배트맨이 자폭 버튼을 누르고 앞부분이 배트포드로 변신한 다음 유유히 빠져나가는 장면을 보여주었지요.
보면서 '저게 뭐야. 저런 변신은 말도 안돼' 라고 느낀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어쨋거나 이정도라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트랜스포머' 친구들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인 변형 메커니즘이라 생각됩니다.
측면 프레임은 테크닉 축 연결기와 꺽인 빔을 이용해 경사각을 묘사합니다. 대칭형으로 만든 프레임을 측면에서 뒷쪽으로 결합해 줍니다.
뒤쪽으로는 제트엔진에 사용되는 연료인 LPG 연료탱크 4기가 설치됩니다.
차체 전면 좌우의 모니터 위치를 조정해 준 다음, 전방 좌우측의 경사 프레임을 조립합니다. 뒤로 갈 수록 더 심해지지만, 경사각으로 결합된 장갑이 많기 때문에 지지를 위한 프레임 역시 경사 부품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측면 뒤쪽입니다. 외부로 돌출된 다양한 장비들을 추가하기 위해 1/2 테크닉핀, 브라켓 등의 다양한 부품이 활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 유리는 투명 패널 부품을 이용합니다. 텀블러 특유의 각진 유리를 묘사하기 위해 패널에 프레임을 두르고 그 위로 윙 플레이트를 결합하는 기법이 사용되었는데 조립해 보면 의외로 견고하면서도 모양을 잘 살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경사각을 묘사하기 위해 경첩과 클립 결합이 많이 사용되어 외장갑의 내구성이 조금 약한 것이 흠입니다.
웨인 하우스 뒤쪽 폭포를 뚫고 나가는 컨셉 때문인지, 의외로 와이퍼의 묘사가 디테일하군요.
앞유리 중간, 코 부분입니다. 굽혀진 각도를 묘사하기 위해 클립으로 결합됩니다.
위쪽 중간을 가로지르는 프레임입니다. 좌우측은 지붕을 개방하기 위해 타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앞바퀴가 고정되는 프레임의 모습입니다. 바퀴 고정용 허브는 금색 부품을 사용했지만 이 역시 대부분의 부품이 구동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결합되어 실제 텀블러처럼 앞바퀴를 조향하는 모션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수동으로조차도 틀어지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구동 가능성이나 조향된 모습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조향에 대한 확인사살은 실망스럽지만, 대신 앞바퀴 프레임과 몸체의 결합부위는 충분한 신뢰도와 내구성을 보여주기에, 뒷바퀴 모듈과 마찬가지로 차체의 하중에 의해 앞바퀴 모듈의 분해를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바퀴의 모습입니다. 현재 유통되는 레고 타이어 중 가장 직경이 큰 '94.3 x 38' 사이즈의 뒷바퀴, 그리고 기존 대형 F1 레이싱 카 제품의 것과 같은 직경과 크기이지만 표면 스레드와 모서리가 텀블러 묘사에 특화된 '81.6 x 44' 사이즈의 신형 앞바퀴입니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휠은 십자축 구멍과 함께, 대형 테크닉 제품에서 사용되는 허브 부품과도 맞물릴 수 있게 설계된 부품을 사용합니다. 차체와의 결합도 일반 레고 십자축이 아닌, 허브 부품이 전용의 결속 부품에 결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테크닉 차량의 바퀴보다 견고하게 고정됩니다.
설정을 살펴보면 이 바퀴는 Hoosier 사의 '스프린트 33인치' 바퀴라고 합니다. Hoosier 는 레이싱 타이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미국의 타이어 업체로 이 회사에서 생산된 광폭 타이어(텀블러 앞바퀴와 동일한)를 장착한 특수 차량들이 오프로드 레이싱을 펼치기도 하더군요.
뒷바퀴에는 간략되된 쇼크 업쇼버가 묘사됩니다. 동작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 크기라면 기성품의 스프링 쇼크 업쇼버를 넣어주었더라면 보다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뒷바퀴입니다. 이전까지는 '유니목 타이어'로, 그리고 이제는 '볼보 타이어'로 알려진 94.3mm 의 타이어입니다. 이 타이어는 기성품을 그대로 이용한 덕분에 도면이나 사진으로 공개된 텀블러의 후륜과 완전히 똑같은 스레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그럴싸한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 후륜 역시 설정상으로는 INTERCO 사의 '44인치 SUPER SWAMPER TSL' 이 장착되었다고 합니다. 이 타이어도 주로 특수한 오프로드 차량에 장착되어 험준한 산악지형을 돌파하는데 쓰이는 타이어입니다.
측면의 디테일입니다. 경사 브릭의 경사면 자체를 활용하거나, 클립 결합을 이용해 플레이트를 경사지게 결합하는 방식 등이 혼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측면 유리 부분입니다. 야박한 프린팅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스티커가 부착된 금색 원형 타일이 눈에 뜨이는군요. 창문 브릭을 절묘하게 조립해 경사진 프레임에 결합해 줍니다.
공기흡입구의 묘사엔 더할나위없이 적절한 빗살무늬 브릭이 에어 인테이크로 추정되는 디테일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역시 경첩 브릭과 클립 등을 혼용해 레고로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각도를 만들어냅니다.
흡입구 부분 디테일의 추가입니다.
앞바퀴를 고정하는 프레임을 덮는 패널 부분입니다. 이곳도 곡면형 브릭을 섞어 곡선을 묘사했군요.
뒤쪽도 날개 플레이트를 이용해 데코레이션을 해 주고 앞 바퀴를 고정하는 테크닉 패널을 덮는 형태로 이 모듈을 결합합니다.
뒷 바퀴 위쪽에서 차체 측면을 가로지르는 부분입니다. 일반형 클립과 스냅형 클립에 이어 관절용 볼조인트까지 결합에 활용합니다.
곳곳에 클립을 이용해 고정한 막대로 실린더 비슷한 장치들의 디테일을 묘사하는군요. 클립이 대량으로 사용된 덕분에 아주 복잡한 꺽인 묘사가 재현되기는 했지만, 반대로 외부 장갑의 내구성은 극악으로 떨어지는 것이 텀블러의 단점입니다.
완성된 장갑 모듈을 뒷 바퀴 위쪽의 볼 조인트 관절에 결합하고 자리를 잡아줍니다. 장갑의 뾰족한 끝 부분이 텀블러 몸체의 툭 튀어나온 브릭 부분에 걸치는 형태로 자리를 잡아 주어야 합니다. 조립 과정에서 완벽하게 고정되지 않고 이와 같이 한 부분만 결합된 채 반대쪽은 다른 브릭에 걸쳐앉는 형태로 조립되는 부분이 많은 것도 텀블러의 단점 중 하나입니다.
부스터 부분은 상당히 튼튼하게 결합됩니다. 차체에 심어진 축을 이용해, 별도로 조립된 부스터 모듈이 축에 브릭이 결합되는 형태로 끼워지며, 푸짐하게 사용된 곡면형 부품들과 회색 오크통으로 묘사된 부스터 노즐의 디테일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앞바퀴 뒤쪽의 장갑 중 하나는 금색 클립 부품의 구멍에 막대 하나로 끼워집니다. 역시 잘 빠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앞 측면의 장갑입니다. 역시 복잡한 각도 묘사를 위해 경첩 부품과 막대에 물린 깃발 등 다양한 결합 방식이 사용되는군요.
완성된 모듈들을 앞 측면 틈새에 결합해 줍니다..
운전석 천정은 분리 가능한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을 개방한다고 해도 안에 마땅히 태울만한 배트맨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내부 운전석 계기장비를 재현했으니 천정도 가끔은 개방해서 구경해보라는 배려이겠지요?
천정의 분리된 모습과 결합된 모습입니다. 타일 마감된 텀블러의 상단에 가볍게 얹어 끼우는 형태로 쉽게 열 수 있지만, 텀블러를 180도 뒤집지 않는 한 임의로 막 분리될 정도는 아닙니다. 한편으로는 기껏 디테일하게 만든 조종석을 프레임으로 다 가려버리는 형태가 아닌, 원래의 설정처럼 약간의 경첩을 추가해 상부 프레임이 통째로 열리는 모습을 재현해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뒤쪽 측후면의 장갑입니다. 역시 클립과 바, 경사브릭, 다면결합용 스터드가 앞으로 나온 브릭 등이 마구 혼용됩니다. 몸체와는 클립 두 곳으로 결합되는군요.
후면 상단의 플랩은 좌우 각 세 장씩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플랩들이 조금씩 크기도 다르고 세부 디테일도 다르군요. 맨 앞에 설치되는 플랩이 가장 작고, 뒤로 갈수록 조금씩 커지는 형태입니다.
맨 앞과 중간의 플랩은 안쪽의 금색 클립 브릭에 텀블러에 설치된 막대가 꼽히는 형태로 결합되어 쉽게 분리되기도 하고 모양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군요.
그나마 맨 뒤의 플랩은 테크닉 축으로 결합되어 각도가 바뀌지도 않고 비교적 튼튼하게 고정됩니다.
플랩을 순서대로 놓아 본 모습입니다. 각 클립의 고정되는 부위는 별도 표시해 보았습니다.
맨 뒤의 플랩은 뒷 바퀴 위쪽 몸체에 테크닉 축으로 결합됩니다. 웬지 접힐 수 있을 것만 같은 디테일이지만 접히지는 않고 단지 클립 결합 덕분에 앞뒤 방향으로 약간의 꺽임이 가능할 뿐입니다.
중간의 플랩입니다. 안쪽은 텀블러 몸체에서 나온 핀에 결합되고 바깥쪽은 그냥 금색 막대가 텀블러 몸체에 기댄 형태로 마무리됩니다.
맨 앞의 플랩입니다. 역시 안쪽만 고정되고 바깥쪽은 대충 걸쳐 놓는 형태로 마무리되는군요.
텀블러는 설정상 2.5톤의 무게, 대형 레이싱 타이어를 이용한 2개의 전륜과 대형 오프로드용 타이어 4개를 이용한 후륜을 장착한 특수차량으로, 강을 사이에 두고 점프로 넘어가면서 케이블을 설치해 교량을 만들 목적으로 웨인 테크에서 개발한 군용 장갑차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군용 차량에 걸맞는 오프로드 주행 능력과 점프 기능을 갖고 있으며 중화기급 이하의 화력에 대한 피탄성도 갖추게 되었지만, 당연히 이런 성능을 가진 차량이 저렴할 리 만무했고, 비용 문제로 시제품 1기만 제작 후 양산되지 못하고 웨인 빌딩 지하에서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영웅놀이에 빠진 재벌 도련님이 우연히(?) 발견한 덕분에 검정으로 도색하고 배트모빌로 변해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되지요.
디자인은 놀란 감독이 디자이너인 네이던 크롤리와 함께 고민했고 '람보르기니' 와 '허머'의 하이브리드라는 컨셉으로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실제 주행이 가능하고 제한적이지만 점프 주행도 가능하다는군요. 영화 속에서는 4차선 도로 정도는 가볍게 넘는 것으로 묘사되며 점프 주행시 각 부위의 플랩이 펼쳐져 양력에 도움을 준다는 설정입니다.
2.5톤의 중량답지 않게 제로백 2.9초의 제트터빈 엔진을 장착했으며 액화 프로판을 이용한 부스터까지 고려한다면 실로 엄청난 추진력을 가진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동성과 내구성 덕분에 영화 속에서는 신나게 부수고 밟고 뚫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하게 했지요.
설정 도면과 실제 76023 텀블러의 각 면 비교입니다.
기존에 나왔던 기성품 레고 텀블러들과 76023 텀블러를 비교한 모습입니다.
실제 텀블러의 급선회 장면입니다. 조향장치 내부의 간략한 디테일과 차량의 무게중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플랩이 동작하는 모습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점프 주행시 플랩을 활용하며, 아래의 레이싱 이벤트에서는 차체의 접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플랩을 최대한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차의 경우 맨 마지막 플랩까지 가동이 되지만, 레고 버전에서는 마지막 플랩은 아쉽게도 동작하지 않습니다.
조종석 내부의 디테일입니다. 언뜻 상당히 협소해 보이지만, 여타 다른 군용 차량이나 전투기의 조종석 내부를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의 공간입니다. 지나친 오버테크놀로지로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계기들에 눈이 어지럽군요. 그리고 레고에서는 지나친 스티커의 남발로 장시간 디스플레이 시 부착된 스티커가 부스러지거나 손상되는 등의 문제가 우려됩니다.
프로모션으로 출시된 30300 텀블러와 함께 디스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30300 텀블러는 76023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UCS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최강의 배트모빌, 76023 텀블러였습니다.
최초 작성일 : 2014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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